택배 포장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는 이유 — 두고보자 개발기
운송장 바코드를 스캔하면 포장 장면이 녹화되고, 나중에 그 번호로 영상을 바로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3PL 물류 시스템의 한 기능에서 시작해 독립 서비스 두고보자로 발전시킨 과정과 저장·검색·보관 정책에 대한 고민을 정리했다.
상품이 빠졌다는 연락 한 통
물류센터에서 하루 수천 건의 택배를 출고하다 보면 가끔 고객에게 연락이 온다. "상품이 하나 빠졌어요." 실제로 상품이 누락됐을 수도 있고, 포장할 때는 정상적으로 넣었지만 이후에 다른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
문제는 출고가 끝난 뒤에는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장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기능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직접 개발한 3PL 물류 시스템의 일부 기능이었다. 그런데 이 기능만 필요한 업체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별도의 서비스로 발전시킨 것이 두고보자(dugoboja.com)다.
포장이 끝나면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
물류센터에서 출고 검수를 할 때는 바코드를 스캔하고 수량을 확인한다. 시스템상으로는 정상 출고가 완료됐다고 표시된다. 그런데 며칠 뒤 고객이 상품이 빠졌다고 연락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고 수량을 확인하고, 작업자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보고, 출고 기록을 다시 살펴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박스 안에 무엇을 넣었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렵다.
고객의 말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 센터에서 잘못했다고 바로 인정하기도 어렵다. 한 건이 빠졌다고 끝나는 문제도 아니다. 빠진 상품을 추가로 보내려면 택배비에 포장비, 고객 문의에 응대하는 CS 비용까지 다시 든다.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채 다시 보내는 일이 반복되면 이 비용이 그대로 쌓인다.
결국 필요한 것은 당시 포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었다.
CCTV가 있는데도 별도 녹화가 필요한 이유
물류센터에는 이미 CCTV가 설치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 CCTV는 공간 전체를 감시하는 용도로 설계되어 있다.
특정 주문의 포장 장면을 찾으려면 출고 시간과 작업 위치를 알아야 하고, 그 시간대 영상을 찾아서 다시 재생해야 한다. 하루에 수천 건이 출고되는 곳이라면 이 과정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게다가 CCTV 화면이 넓게 잡혀 있으면 박스 안에 어떤 상품을 넣었는지 자세히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했다. 주문 한 건과 그 주문의 포장 영상을 직접 연결하면 어떨까.
운송장 바코드를 녹화의 시작점으로
기존 3PL 시스템에서는 운송장 번호를 기준으로 출고 업무가 진행됐다. 운송장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주문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같은 바코드를 영상에도 연결하면 된다.

작업자가 포장을 시작하면서 운송장 바코드를 스캔한다. 시스템은 그 운송장에 해당하는 녹화를 시작하고, 포장과 검수 과정을 기록한다. 작업이 끝나면 영상 파일을 해당 운송장 번호와 연결해 저장하고, 나중에 문의가 들어오면 운송장 번호로 영상을 검색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상을 찍는 기능 자체가 아니다. 필요한 영상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녹화만큼 중요한 저장과 검색
포장 영상을 계속 저장하면 파일이 쌓인다. 출고 건수가 많아질수록 영상 파일의 용량도 커진다. 처음부터 모든 영상을 서버의 로컬 디스크에만 보관하면 저장 공간과 관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영상을 S3에 저장하는 구조를 사용했다. 영상 파일과 운송장 번호를 연결해 두면, 운영 화면에서는 주문을 조회한 뒤 관련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때 고민해야 할 부분은 파일을 올리는 방법만이 아니다. 영상이 정상적으로 저장됐는지 확인해야 하고, 업로드 실패 시 어떻게 처리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보관 기간과 접근 권한도 중요하다. 포장 영상에는 작업자나 고객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만 조회할 수 있어야 한다. 오래 보관할수록 좋은 것도 아니다. 운영 목적과 계약, 개인정보 처리 기준에 맞는 보관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 3PL 시스템에서 먼저 사용했다
이 기능은 처음부터 별도 판매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 3PL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출고 과정의 확인이 필요해 추가한 기능이었다. 입고와 재고, 피킹, 검수, 운송장 출력처럼 기존 업무 흐름 안에 포장 녹화를 연결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열어서 매번 녹화 버튼을 누르게 하면 작업자에게 또 하나의 일이 생긴다. 그래서 이미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운송장 스캔을 녹화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 자연스러웠다.
업무를 자동화한다면서 현장 작업을 더 복잡하게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 기능만 필요한 업체도 있지 않을까
기존 3PL 시스템에서는 녹화 기능이 여러 기능 중 하나였다. 그런데 모든 업체가 새로운 WMS나 OMS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 이미 사용 중인 물류 시스템이 있고, 포장 영상만 기록하고 싶은 곳도 있을 것이다. 그런 업체에 전체 시스템을 교체하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래서 포장 녹화 기능을 독립적인 서비스로 분리해 보기로 했다. 기존 시스템의 일부였던 기능을 별도 서비스로 만들려면 고려할 점이 달라진다. 각 업체의 출고 방식이 다르고, 사용하는 운송장과 작업 환경도 다르다.
설치와 사용 방법이 복잡하면 도입하기 어렵다. 특정 물류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게 두고보자라는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영상은 분쟁을 해결하는 만능 증거일까
포장 영상이 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영상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촬영이 끝난 뒤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영상을 무조건적인 책임 판단의 근거로 삼기보다는, 당시 작업을 확인하는 자료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기록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담당자가 기억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출고 과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고
물류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은 꼭 거창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운송장 하나를 스캔했을 때 영상이 자동으로 저장되고, 나중에 그 번호로 다시 찾을 수 있는 기능이 더 큰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3PL 시스템 안에서 필요해서 만들었다. 그런데 사용 범위를 넓혀 생각해 보니 이 기능만 필요한 업체도 있을 것 같았다. 기존 업무 시스템에서 출발한 작은 기능을 별도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과 또 다른 고민을 요구한다.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것만큼, 현장에서 불필요한 작업을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두고보자(dugoboja.com)는 그런 생각에서 시작한 서비스다.
세컨드코리아는 실제 물류 현장의 입고·재고·출고 흐름을 분석하고, 기존 시스템과 연동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포장 영상 기록이나 운송장 기반 출고 검수, WMS·OMS 연동에 대한 상담은 세컨드코리아로 문의하면 된다.
용어 쉽게 보기
글에 나온 용어를 개발자가 아닌 분도 읽을 수 있게 풀었다.
| 용어 | 쉬운 설명 |
|---|---|
| 3PL | 제3자 물류. 판매자 대신 보관·포장·출고를 맡아 주는 물류 대행 업체, 또는 그 업무 방식이다. |
| 출고 | 창고에서 상품을 꺼내 포장하고 택배사에 넘기는 일. |
| 출고 검수 | 박스에 넣을 상품이 주문과 맞는지 바코드로 찍어 확인하는 단계. |
| 바코드 스캔 | 검은 줄무늬 코드를 스캐너로 읽어 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 손으로 치는 것보다 빠르고 틀리지 않는다. |
| CS (고객 응대) | 고객 문의·불만을 받고 처리하는 일. 전화·메시지 응대에 드는 사람의 시간도 비용이다. |
| CCTV | 공간 전체를 계속 찍는 감시 카메라. 특정 주문 한 건을 찾기에는 화면이 넓고 기록이 길다. |
| 운송장 · 운송장 번호 | 택배 상자에 붙는 배송 라벨과 그 고유 번호. 이 글에서는 영상을 찾는 열쇠 역할을 한다. |
| S3 |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파일 보관 창고. 용량을 거의 무한히 늘릴 수 있어 영상처럼 쌓이는 파일을 두기 좋다. |
| 로컬 디스크 | 서버 컴퓨터 안에 직접 달린 저장 장치. 꽉 차면 직접 늘리거나 정리해야 한다. |
| 업로드 | 내 컴퓨터의 파일을 인터넷 너머 저장소로 올려 보내는 것. |
| 접근 권한 | 누가 어떤 자료를 볼 수 있는지 정해 둔 규칙. |
| 보관 정책 | 영상을 며칠 또는 몇 달 동안 두었다가 지울지 정한 기준. |
| 입고 · 재고 · 피킹 | 상품이 창고에 들어오는 것, 창고에 남아 있는 수량, 주문에 맞춰 선반에서 상품을 꺼내는 일. |
| WMS | 창고 관리 시스템. 어떤 상품이 어디에 몇 개 있는지 관리하는 프로그램. |
| OMS | 주문 관리 시스템. 여러 쇼핑몰에서 들어온 주문을 모아 처리하는 프로그램. |
| 연동 |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 데이터를 자동으로 주고받게 잇는 것. |
| 종속 | 특정 프로그램 없이는 쓸 수 없는 상태. 두고보자는 이런 묶임 없이 쓰도록 설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