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하나로 시작된 서비스, smsorder.co.kr 개발기
휴대폰으로 받은 문자를 분석후 엑셀로 변환하거나 자동응답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
시작은 성당의 발주 관리였다
2년 전, 한 성당에서 발주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처음엔 정말 단순했다. 엑셀 파일을 업로드하면 업체별로 자동 분류해주는 기능. 지금 돌이켜보면 smsorder.co.kr의 시작점이라고 하기엔 소박한 출발이었다.
그런데 이 단순한 사이트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얹었다. 고객에게서 온 문자에는 이미 주문 제품, 주소, 연락처, 이름이 다 들어 있었다. 이걸 AI로 분석해서 자동으로 입력할 수 있다면 어떨까? 사용자가 문자(채팅) 내용을 복사해서 사이트에 붙여넣기만 하면, AI가 알아서 정보를 정리해주는 기능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지금 smsorder.co.kr의 핵심 아이디어가 됐다.
"이제 AI로 앱도 쉽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올해(2026년) 2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AI 도구들이 발전하면서 웹사이트뿐 아니라 앱 개발도 훨씬 쉬워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휴대폰의 문자를 자동으로 사이트로 라우팅해주는 앱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벽에 부딪혔다. 아이폰은 문자 관련 기능 자체가 막혀 있었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관련 기능을 앱으로 개발할 수 있게 열려 있었다. 자연스럽게 안드로이드부터 시작하게 됐다.
기존 앱을 찾아봤지만
직접 만들기 전에 이미 문자를 중계해주는 앱이 있는지부터 찾아봤다. 하지만 하나같이 설정 방법이 너무 복잡했다. 결국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삼성메신저라는 복병
앱을 만들어 테스트해보니 일부 기기에서 문자 포워딩이 안 되는 문제가 발견됐다. 원인을 한참 찾아본 끝에 알아냈다. 삼성메신저를 사용하면 발생하는 문제였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해, 결국 사용자에게 "삼성메신저를 쓰면 문자가 사이트와 동기화되지 않는다"고 안내하는 방식으로 우회했다.
APK로 일단 시작, 그리고 플레이스토어까지
처음에는 APK 파일로 배포했다. 설치 방법은 복잡했지만, 일단 서비스는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마케팅을 시도하면서 가장 큰 허들을 만났다. 다행히 주위에 라이브쇼핑으로 문자 주문을 받는 분이 있어 그곳을 첫 테스트 대상으로 삼았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문자 정리 자동화 덕분에 직원을 한 명 더 채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효과가 났다.
하지만 APK 설치 방식의 복잡함은 여전한 걸림돌이었다. 결국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올리기로 했는데, 문자 포워딩처럼 민감한 권한을 사용하는 앱이다 보니 등록 심사 절차가 매우 까다로웠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도 결국 승인을 받아냈다.
원래는 웹 하나로, 그것도 단방향으로 시작했다
사실 smsorder.co.kr은 처음부터 웹사이트 하나로 모든 걸 관리하는 구조였다. 문자를 복사해서 붙여넣으면 AI가 분석해서 정리해주는, 말하자면 '받는 것'에 특화된 단방향 서비스였다.
앱을 만들면서 이 흐름이 한 단계 발전했다. 사용자가 일일이 복사·붙여넣기(타이핑)를 하지 않아도 됐다. 휴대폰으로 문자가 오면 앱이 그 내용을 자동으로 서버로 전달하고, 실제 분석·정리 처리는 여전히 웹에서 이루어지는 구조였다. 즉 앱은 '전달' 역할만 하고, '처리'는 웹이 담당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서비스를 쓰던 고객사에서 새로운 요청이 들어왔다. "웹에서 바로 답장도 됐으면 좋겠다"는 것. 지금까지는 문자를 받아서 정리만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웹에서 직접 고객에게 답장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요청을 계기로 앱을 매개로 웹에서 주문 등록·답장을 하면 실제 사용자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바로 발송되는 양방향 구조가 완성됐다.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시스템으로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기존에는 문자 한 건 한 건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대화의 맥락을 이어서 처리하도록 개선했다. 예를 들어 한 대화에서 먼저 주소가 왔고, 다음 문자에서 상품 관련 내용이 오면 이를 앞선 주문에 자동으로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여러 번에 걸쳐 쪼개진 정보도 하나의 온전한 주문으로 통합되기 시작했다.
자동 응답, 그리고 입금 확인까지
가장 최근에 추가한 기능은 자동 응답이다. 고객이 "이 상품 얼마예요?"라고 물으면 금액을 자동으로 안내하고, 계좌번호를 물으면 설정된 계좌를 문자로 바로 회신한다.
여기에 더해, 입금이 이루어지면 보통 개인 휴대폰으로 입금 확인 문자가 온다. 이 문자까지 분석해서 어떤 사용자의 어떤 주문 건이 입금 완료됐는지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시켰다.
돌아보며
성당의 작은 발주관리 요청에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2년이 지난 지금은 문자 한 통으로 주문 접수부터 상담, 결제 확인까지 처리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됐다. 아이폰의 벽, 삼성메신저 이슈, 플레이스토어 심사까지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많았지만, 그때그때 우회하고 개선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다음엔 또 어떤 요청이 들어올지, 그리고 smsorder.co.kr이 어디까지 자동화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